사흘: 오컬트와 부성애의 조화, 박신양의 스크린 복귀작 리뷰
현문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 <사흘>(Devils Stay, 2024)은 딸의 장례 기간 3일 동안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그린 오컬트 호러 영화입니다. 구마 의식 중 사망한 딸의 장례라는 설정 자체가 강렬한 긴장감을 예고하며, 박신양 배우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95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동안 공포와 미스터리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줄거리 요약: 악마, 그리고 아버지의 절규
영화는 한 가정집에서 진행되는 구마 의식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딸 소미(이레)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에 아빠 차승도(박신양)는 괴로워하지만, 의식을 마친 신부의 안심시키는 말에 겨우 마음을 놓습니다. 하지만, 곧 소미는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의사는 사인을 심폐 정지로 진단합니다. 4개월 전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던 소미는 병사로 판정되지만, 딸의 수술을 직접 집도했던 흉부외과 의사 승도는 석연치 않은 기분을 떨칠 수 없습니다.
구마 의식을 집행했던 반해신(이민기) 신부는 원로 신부(양재성)를 찾아가 악마의 존재를 언급하며 불안감을 드러냅니다. 그는 악마의 이름이 '뮈예딘'(러시아어로 '우리는 하나다'라는 의미)이며, 구마 의식이 성공했음에도 악마가 소미의 몸에 남아있다고 주장합니다. 원로 신부는 해신에게 이 일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하지만, 해신은 악마를 쫓아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립니다.
해신은 소미의 시신이 성수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고, 소미가 이식받은 심장에 악마의 단서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소미의 시신을 즉시 화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딸을 포기할 수 없는 승도는 그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앞으로 사흘 동안, 승도와 해신은 소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고 악마에 맞서 싸워야만 합니다.
'사흘'에 대한 솔직한 감상: 오컬트, 휴먼 드라마, 그리고 아쉬움
<사흘>은 개봉 전부터 박신양 배우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오컬트'라는 장르적 특성에 '휴먼 드라마' 요소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영화의 정체성을 흐린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우려를 안고 영화를 감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조합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가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박신양 배우의 깊이 있는 연기 덕분에 승도의 슬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딸 소미 역을 맡은 이레 배우의 연기 또한 훌륭했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은 '휴먼 드라마'로서의 <사흘>을 충분히 괜찮은 영화로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안치실 관리인 철기 역을 맡은 김기천 배우의 코믹 연기도 영화에 소소한 재미를 더했습니다.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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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공포, 미스터리, 오컬트, 드라마 |
러닝타임 | 95분 |
감독 | 현문섭 |
출연 | 박신양, 이민기, 이레, 김기천, 양재성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물론, <사흘>을 '호러' 영화로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구마 의식 장면이나 악마의 형상 등 오컬트적인 요소들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문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한 미스터리 공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사흘>의 장점과 단점
장점:
- 박신양 배우의 깊이 있는 연기: 딸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과 고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 이레 배우의 뛰어난 연기: 박신양 배우와의 부녀 케미가 돋보입니다.
- 휴먼 드라마 요소의 조화: 오컬트적인 소재와 부성애를 결합하여 신선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 김기천 배우의 코믹 연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깨알 같은 조연 연기를 선보입니다.
단점:
- 호러 영화로서의 부족함: 공포 수위가 높지 않아 오컬트 장르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 장르적 정체성의 모호함: 오컬트와 휴먼 드라마의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론: 부성애로 완성된 오컬트 미스터리
<사흘>은 완벽한 공포 영화는 아니지만, 박신양 배우의 열연과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오컬트 장르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 낮추고, 아버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감상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박신양 배우의 팬이라면 그의 깊이 있는 연기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사흘>을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